딱섬? 닥섬? 종이로 유명했던 저도 기행


산양면 저도를 다녀와서...

섬은 언제나 조용하다. 섬나들이호를 타고 산양읍 저도에 내렸을 때도 나른한 오후 햇살에 섬은 조용했고 오가는 이도 없이 지역민들 한둘이 바닷가로 향하는 평상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 폐교된 교실복도 사진

    ▲ 폐교된 교실복도

  • 낚시꾼들 앞을 지나가는 통통배 사진

    ▲ 낚시꾼들 앞을 지나가는 통통배

  • 마을 중간쯤에서 바라본 바다 사진

    ▲ 마을 중간쯤에서 바라본 바다

바로 앞 좌측으로 보이는 섬이 송도였으며 우측으로 보이는 섬이 학림도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저 멀리 송도 뒤로 병풍처럼 보이는 지역이 산양읍이 아닐까 싶다. 좀 전 섬나들이호를 타고 오면서 지도와 비교해 가면서 보면 필자의 짐작이 틀림이 없을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 산등성이 위로 통영수산과학관이 어렴풋이 보인다. 신기할 따름이다. 항상 수산과학관이나 달아공원에서 내려다보면 보이던 섬들이 이제는 필자가 서 있고 반대편으로 수산과학관이 어렴풋이 보인다.

배에서 내려 마을 선착장에 들어서면 바로 앞에 비석 하나 서 있는데 무덤이 없기에 비석이라고 하기엔 그렇다. 자세히 보면 한자로 몇 글자 아래로 쭉 적어 놓았는데 섬 지역 분들에게 물어서 그것이 옛날 저도 선착장을 만든 최씨들이 세워놓은 석비라고 했다.

바다로 향한 집 앞 평상에 앉아 계신 마을 어르신에게 저도의 유래를 살며시 여쭤봤다. '딱섬'이라고 했다. 원래의 섬 이름은 '딱섬'이라고 했다. 여기서 '딱'자는 '닥'자에서 변했으며 옛날 이 섬에 '닥나무'가 그렇게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질 좋은 종이가 많이 생산되었다 하며 아쉽게도 요즘에는 닥나무도 없어졌고 그에 따라 종이생산도 사라졌다고 한다.

하튼 '저도'에서 '저'자 또한 닥나무 '저'자라고 하니 닥나무가 많긴 많았다 보다. 덧붙여 바로 앞에 보이는 학림도는 '새섬'이라 했다고 한다.

섬은 조용하다. 인근 송도, 학림도와 더불어 섬은 조용했다. 저도는 예로부터 맑은 샘물이 나와 유명했다 한다. 지금이야 수돗물이 어디서나 펑펑 쏟아지지만 그 예전 인근 섬 지역에서도 샘물을 찾아 사람들이 저도를 찾았다 한다.

섬 좌측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마을 선착장에서 봤던 비석 같은 게 하나 더 있으며 그 뒤로 갯바위들이 펼쳐지는데 갯바위 낚시꾼들이 몇몇 보일 뿐 배가 없으면 접근하기 힘든 길인 듯하다.

  • 마을과 마을언덕 뒤편으로 올라가 바라본 전망 사진

    ▲ 마을과 마을언덕 뒤편으로 올라가 바라본 전망

  • 마을언덕에 올라 바라본 건너편 송도 사진

    ▲ 마을언덕에 올라 바라본 건너편 송도

  • 물이 맑았음을 알려주는 많은 우물들 사진

    ▲ 물이 맑았음을 알려주는 많은 우물들

마을 뒤편에 보면 산양초등학교 저도 분교가 있다 해서 올라가보면 작은 분교가 있긴 하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동안 사용치 않은 흔적이 역력한데 그래도 섬 마을 작은 폐교는 왠지 모를 정감이 있다. 섬 지역은 최근 들어 젊은 사람들이 살지 않게 되었고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져갔다. 그러기에 이러한 초등학교 분교들도 학생들이 없으니 폐교의 운명을 맞이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작은 폐교는 운동장도 너무 작다. 그렇지만 그쯤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뛰어났다. 학교를 나와 마을 뒤편으로 넘어가보면 풀들이 너무 웃자라 헤치고 나가기도 힘들다. 뒤편 정상에 서며 멋있는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데 주위의 작은 섬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것이 마치 남해안 바다의 축소판 같다.

저도는 작은 섬이라 마을이 선착장 마을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마을로 내려오면 마을 여기저기 우물이 몇몇 있다. 작은 섬 마을 치고는 우물이 꽤 많은 편이였는데 조금 전 마을 선착장에서 어르신네들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 밭일을 마치고 내려가는 마을 어르신 사진

    ▲ 밭일을 마치고 내려가는 마을 어르신

  • 비교적 잘 닦여진 마을 앞 도로 사진

    ▲ 비교적 잘 닦여진 마을 앞 도로

  • 여러 가지를 알려주신 마을 어르신들 사진

    ▲ 여러 가지를 알려주신 마을 어르신들

저도는 맑은 샘물로서 유명하다 했던가? 우물은 한 집 건너 하나 씩 있는 듯하다. 하나 같이 다 뚜껑이 닫혀 있어 맑은 샘물의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우물이 많다는 그 자체가 물이 좋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을 우측으로 가면 고구마와 깨 등을 심어놓은 밭이 나오고 그 아래로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바닷가를 따라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렇지만 그 거리가 너무 짧아 가장 멀리 가서 바다를 바라보면 앉아 버렸다.

가두리 양식장 너머로 많은 배들이 오가는데 낚시배, 장어통발배, 여객선 등 많은 배들이 왔다 갔다 한다. 산책로 끝에서 좌로 고개를 돌리면 선착장 저 끝에서 낚시를 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무슨 종류의 물고기가 잡힐까 궁금해서 가 볼 참이었는데 건너가는 길어 조금 위험해 보여 망설였다.

마을 어르신네분이 돔이나 볼락이 예전에는 많이 잡혔는데 최근에는 조금 주춤한다 하시면서 약간 아쉬운 감을 토로하셨다. 말을 붙인 김에 그 어르신네 옆에 주저앉아 몇 가지 더 물어봤는데 저도는 애초에 '원'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부터 사람들이 살았다하는데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아마도 임진란 이후부터가 아닌가 싶다고 하셨다.

섬은 너무나 조용했다. 인근 학림도나 연대도와 비교해서도 너무 조용한 섬이라고 생각했다. 섬에는 슈퍼나 구판장도 없었고 식당도 없었다.

조용한 섬은 조용하게 있어 좋다. 너무나 시끄러운 도시에서 시달리다보면 어떨 땐 이런 조용한 섬에서 며칠 지내고 싶을 때가 있다. 저도는 통영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 더 좋은 듯하다.

  • 저도 마을 회관 사진

    ▲ 저도 마을 회관

  • 저도 마을 우측으로 바로 건너 보이는 학림도(새섬) 사진

    ▲ 저도 마을 우측으로 바로 건너 보이는 학림도(새섬)

  • 저도 최고봉우리 사진

    ▲ 저도 최고봉우리

며칠 있어 볼까 하는 마음에 어르신네에게 민박집이 있는지 물어봤지만 민박이라고 간판을 내걸고 하는 집은 없지만 몇몇 집들이 민박을 원하는 해준다고 하기에 네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선착장 멀리 낚시를 하던 한 무리의 사람 중에 한명이 월척이라도 잡은 듯 힘겹게 낚싯대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작은 통통배 한척이 통통통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저도 뒤편으로 개머리라는 지역이 있다고 하는데 걸어서 가볼 수 없다하니 체념을 해야 할 듯하다. 저도는 미역과 바지락이 많이 난다고 하는데 바지락을 함부로 캐면 안 된다면 두 번 강조하셨다.

  • 저도마을 바로 건너 보이는 송도 사진

    ▲ 저도마을 바로 건너 보이는 송도

  • 저도 분교로 오르는 길에 바라본 마을 전경 사진

    ▲ 저도 분교로 오르는 길에 바라본 마을 전경

  • 저도분교의 화단 사진

    ▲ 저도분교의 화단

지역민들은 정기선이나 도선을 거의 이용하진 않는다고 했으며 대부분 사선을 타고 바로 앞에 보이는 산양읍 달아마을을 오간다고 했다. 외지인들도 산양면 달아마을에서 도선을 타고 올 수 있다 했다.

저도 섬에서 나가려면 여객선이 오는 시간에 맞춰서 마을 선착장 앞에 나가서 손을 흔들어야 한다. 저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저도를 지나는 여객선은 선착장에 손님이 없으면 그냥 지나쳐 가버리기 때문이다.

필자도 저 멀리 뿌웅~~ 소리를 내면서 오는 섬나들이호를 향해 두팔을 들어 흔들어야 했다. 그러면 배가 뱃머리를 저도로 향하고 마침내 배를 탈 수 있었다.

  • 저도선착장에서 멀리 보이는 수산과학관 사진

    ▲ 저도선착장에서 멀리 보이는 수산과학관

  • 최씨가 세웠다는 비석 사진

    ▲ 최씨가 세웠다는 비석

  • 폐교된 저도분교 입구 사진

    ▲ 폐교된 저도분교 입구

여객선은 언제나 왔던 길 그대로 나가고 있었고 학림도를 거쳐 뱃길을 흔들흔들 거리면서 잘도 헤쳐 나간다. 이윽고 저 멀리 선착장이 눈에 보이면 다시 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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