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는 형님뻘 되는 매물도보다 훨씬 작은 섬이지만 한려수도의 백미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오죽하면 진시황제의 신하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러 가던 중 섬의 아름다움에 반해 '서불과차徐市過此'라는 글귀를 새기었다는 전설이 전해져올까.
크라운제과의 '쿠크다스'라는 과자 CF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소매물도는 일약 한려수도의 '스타'로 떠올랐다.
10가구가 채 못 되는 이 작은 섬을 방문하는 한 해 여행객의 수가 약 40만 명에 달할 정도다.
선착장에서 시작된 등대길은 왼쪽으로 섬을 돌아 망태봉(152m)을 거쳐 등대섬으로 이어진다.
남매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져오는 남매바위를 지나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매물도의 아련한 풍광이 나무 사이로 드러난다.
옛 소매물도 분교를 지나면 관세역사관이 있는 망태봉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즈음부터 소매물도는 주인공의 자리를 등대섬에게 내어주고 만다.
마치 섬 전체가 등대섬을 감상하기 위한 거대한 전망대인 것처럼, 소매물도 본섬에서 바라보는 등대섬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지로 이뤄진 봉긋한 언덕으로 이어지는 열목개를 걷는 일은 신비로운 체험이다.
하루에 두 번 바다가 갈라지고 몽돌길이 드러나는데, 양쪽으로 파도가 들이치는 것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나무데크로 잘 정비된 계단을 따라 등대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 한여름에도 방풍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
소매물도도 마찬가지지만 바닷바람이 강해 한여름에도 방풍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
등대섬을 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때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소매물도까지 왔는데 등대섬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등대섬에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매물도 홈페이지(www.maemuldo.go.kr)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가없이 펼쳐지고, 뒤로는 소매물도 본섬과 매물도를 비롯한 한려수도의 섬들이 올망졸망 떠오른다.
열목개의 물길이 항시 열려 있다면 언제까지고 머물고 싶은 풍경이다.

■ 주요지점01 - 남매의 안타까운 사랑, 남매바위
남매바위에 얽힌 사랑이야기는 몇몇 버전이 있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섬에서 태어난 남매가 어린 시절 헤어져 각기 다른 섬에서 살게 되었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부부의 연을 맺으려는 순간 벼락을 맞고 바위가 되었다는 것.
작은 섬 마을에서 근친 연애에 대한 금기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을까.
위쪽의 거뭇한 바위가 '오빠바위', 바닷가 쪽의 하얀 바위가 '누이동생 바위'이다.

■ 주요지점02 - 소매물도 만큼 작은 학교, 옛 소매물도 분교
1969년 개교하여 1996년 폐교하기까지 131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분교로 공식명칭은 '매물도 초등학교 소매물도분교'이다.
편백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로 둘러싸인 아담한 건물과 운동장이 소박하면서도 탐스럽다.
차태현과 송혜교 주연의 <파랑주의보> 등 여러 영화와 CF에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어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

■ 주요지점03 -등대섬을 위한 최고의 전망대, 망태봉
해발 152m에 불과한 봉우리지만 소매물도에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등대섬을 바라보기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망태봉에는 1970~1980년대 남해안 일대의 밀수를 감시하던 감시초소도 남아 있다.
현재는 '관세역사관'으로 탈바꿈하여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관세역사관의 개방시간은 08:30~15:30이며, 월요일과 목요일은 휴관한다.

■ 주요지점04 - 등대섬으로의 신비로운 초대, 열목개
소매물도 본섬과 등대섬을 잇는 약 70m의 몽돌길이다.
물이 들고남에 따라 길이 열리고 닫히는 풍경은 아무리 자연현상이라고 해도 신비롭기만 하다.
이끼가 가득 낀 커다란 몽돌과 양 옆으로 들이치는 파도는 걷는 재미를 더한다.

■ 주요지점05 - 명실상부 소매물도의 주인공, 등대
소매물도에서도 등대섬, 등대섬 중에서도 주인공을 꼽으라면 16m의 높이로 우뚝 솟은 새하얀 등대가 아닐 수 없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 세워진 소매물도는 초지, 병풍바위 등 등대 섬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지며 섬의 낭만에 방점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