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노대도 기행


조각공원이 들어설 상노대를 다녀와서...

아침 6시 반, 배편을 놓칠세라 분주히 움직였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통영여객선터미널은 썰렁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날씨는 한 여름의 날씨를 반영하듯이 정말 화창하였으며, 배도 여객선이라는 말에 걸맞게 멋스러웠다. 예상했던 대로 배에는 욕지에 거주하는 주민들 외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배는 1시간 40분만에 두미도라는 섬에 먼저 도착한 후 우리의 목적지인 상노대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상노대에 먼저 간 후 하노대로 향했는데 상노대는 하노대에 비해 멀리서 보아도 컸으며 마을 앞쪽에는 가두리 양식이 한창 이었다.

  • 상노대로 가는 배편 바다랑호 사진

    ▲ 상노대로 가는 배편 바다랑호

  • 상노대도 선착장 전경 사진

    ▲ 상노대도 선착장 전경

상노대도 선착장배에서 내려 나를 반겨주는 것은 몸집이 큰 개 3마리였으며 조용하면서도 한적하기가 그지없었다는 것이 나의 첫 상노대에 대한 느낌이었다. 나는 먼저 이장님집을 찾기 위해 자전거를 밀고 가는 주민아저씨 한 분에게 물었다. 같이 동행해준 아저씨는 이 섬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들려 주셨다. 아저씨는 주민수가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이 눈가에 배어 있었다. 선착장과 5분 거리에 있는 이장님집에 도착하였으나 이장님께서는 지금 다른 섬에 가 있는 실정이라며 오후쯤에야 온다는 말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일단은 혼자서 섬을 천천히 살펴보기로 하였다.

먼저 내가 찾아간 곳은 조그마한 초등학교였다. 이 날은 주위 여러 섬에서 온 초등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 같이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등교하는 학생 수가 섬마을 학교치고는 많아 보였다. 학교에서 보는 마을과 바닷가의 경치에 나도 모르게 경탄이 저절로 나오게 하였다. 바닷물은 은빛 모래사장 같았다. 어지러운 도시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라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학교에서 내려오는 길에 교회의 목사님과 한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이 섬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들을 물어 보았다. 지금은 없지만 원래 이 섬은 옛날에 사슴이 많이 산다고 해서 사슴 섬이라고 불리어 졌다고 한다. 또한 지금은 우럭과 전복 등을 양식하고 있는데 맑은 청정해역에서 양식되어진 해산물의 맛은 대한민국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그만이다고 자랑이 대단하셨다.

  • 상노대도 초등학교 전경 사진

    ▲ 상노대도 초등학교 전경

  • 조개패총 자리 터 사진

    ▲ 조개패총 자리 터

아침 일찍 출발해서 아침도 못 먹고 왔다는 말에 밥 한 끼를 대접해 주겠다며 할아버지는 나를 집으로 안내해 주셨다. 여기는 마땅한 식당이 없을 뿐 아니라 슈퍼도 없기에 해결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마당에서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해초 같은 것을 나무막대기 같은 걸로 '딱' '딱' 두드리는 아주머니들을 볼 수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 보았더니 우무를 이렇게 두드려 물에 불렸다가 다시 말리고 해서 나중에 우리가 여름에 즐겨먹는 콩국 같은 것에 넣어서 먹는 우뭇가사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우무가 이렇게 만들어 진다는 걸 처음 보아서 그런지 신기하기가 짝이 없었다.

  • 건조 중인 우뭇가사리 사진

    ▲ 건조 중인 우뭇가사리

  • 선착장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사진

    ▲ 선착장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그리고 난 후 한 아주머니께서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며 반찬이 별로 없다며 식사를 차려 주셨다. 그러나 이렇게 맛깔스러운 반찬은 거의 먹어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수북이 쌓인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정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거구나' 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 한 번 더 느낀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마치 자식이 온 것처럼 푸근하게 대해주는 이곳 인심은 도시에 살면서 잘 느껴보지 못한 무공해 느낌이었다. 이렇게 정신없이 보고 듣고 느끼고 하다 보니 돌아갈 배 시간이 다 되어 '언젠가는 다시 오겠지?' 라는 기약 없는 마음을 남기며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네잎 클로버를 찾은 느낌처럼 기쁨과 행복함과 즐거움과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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